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중으로 집콕, 방콕 하며 지낸 지 2주가 넘어가니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 최대한 거리두기를 잘 실천할 수 있는 자전거 타기를 해보기로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기가 아닌 비말로 인한 감염이 된다고 하니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입과 코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나섭니다.
목적지는 별량면 봉림리에 이사 온 작은 누나 집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거라는 예상을 하며 자전거 타기에 참 좋은 날씨에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신나게 출발해 봅니다.
목적지인 별량까지 가는 길을 검색해보니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가 검색이 됩니다. 카카오 맵이 추천해주는 길이 아닌 동천을 따라 쭉 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순천만 습지까지 이동하고 거기서 별량 쪽으로 방향을 잡아 보기로 합니다. 안내한 길로 가는 것보다 4~5km 더 먼 거리지만 자전거를 타는 저와 자동차를 운전하는 타인에 안전을 위해서도 자전거 전용도로로 가야 합니다. 더 확실한 자전거 타기 효과를 기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씽씽~ 힘든 내색 없이 순천만 습지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오니 그렇게 좋냐고 묻는 남의 편에게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듯하다며 같이 나와줘서 고맙다는 제 말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내려가면 다시 산에도 같이 가기로 약속합니다.
순천만 습지에서 별량화포로 이어진 길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하게 자전거 타기 합니다. 요즘 시골 빈집이나 전원주택에 관심이 많은 제 눈에 들어온 땅을 판다는 표지판, 한참을 배꼽 잡고 웃게 한 '땅' 글자에 대한 신선한 표기로 시선강탈에 성공한 광고판입니다. 혹시나 하고 돌아본 반대쪽도 똑같이 쓰여 있는 걸 보니 모르고 실수한 것이 아닙니다. 시골 땅에 관심 있는 이웃님들 댓글로 문의하시면 연락처 공유해 드립니다.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 덕분에 1시간 30분이 안돼서 도착한 작은 누나 집에는 생각보다 더 바비큐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직접 불을 붙여 보겠다고 들어 본 가스총은 제법 묵직한 무게에 바로 패스하고 챙겨 온 고기와 야채를 꺼내 바베큐 준비를 합니다.
골고루 챙겨 왔으나 배고픈지 몰라 그대로인 구운 계란과 고구마, 옥수수도 곁들여 구워 줍니다. 이 중 최고는 당연히 고기라고 생각하셨나요? no no~ 삶은 옥수수에 불향을 입혀 구워주니 최고 최고~ 처음 맛보는 구운 옥수수맛에 홀딱~ 반합니다.
너희들도 잘 쉬고 있어~ 또 쒼나게 달려보자구~
오랜만에 만난 작은 누나와 맛난 점심식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내일이나 모레쯤으로 예상되는 10호 태풍 하이선에 영향인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빗줄기에 서둘러 집으로 향합니다.
얼얼하게 점점 감각이 없어지다 못해 피부가 쓰라린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통증과 함께 겨우 도착한 집에서 소금을 듬뿍 푼 반신욕으로 몸을 풀어주었지만 그 다음날까지도 몸살이 나 움직이지 못했다는 웃픈 4학년 아줌마의 자전거 타기 이야기입니다. 남의 편과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봐~ 순천에서 여천까지 걸어간 적도 있는 우린데, 그때는 우리가 참 젊었었나 보다는 슬픈(?) 얘기를 나누며 주말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힘들었는데 카카오 맵에 10.5km 기준으로 소모 칼로리가 251kcal인 게 말이 안 된다 생각되어 칼로리 계산기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계산해 봅니다. 제 몸무게 기준 빠른 속도 (24km/h) 3시간 자전거 타기 칼로리는 무려 1,638kcal입니다. 카카오 맵과 칼로리 계산기 어플이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제가 실제 자전거를 탄 거리와 시간이 더 길고, 자전거 타기 칼로리는 몸무게에 비례해 소모량이 증가한다고 하는데 카카오 맵은 몸무게를 계산하지 않아 정확하지 않는 걸로 합니다.
무려 1,638kcal가 소모됐다는 믿기 힘든 사실이 이 얼얼하다 못해 쓰라린 엉덩이에 대한 보상이니 칼로리 계산기 어플이 정확하다고 믿고 싶은 1인입니다.
순천 동천, 순천만 습지, 별량 화포까지 모두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나, 저같이 무모한 도전으로 후회하는 일없이 본인 체력에 맞는 운동시간과 거리를 계획하는 현명한 이웃님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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