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루 만보 걷기 운동 코스는 남도 삼백리길 1코스 구간 남파랑길을 걷습니다. 지난번 해룡면 천왕산 등산을 중도 포기후 도시락도 먹고~ 바닷바람도 쐬고~ 기분전환겸 쉬어 갈 요량으로 들린 와온 소공원에서 발견한 이정표를 보고 다음 걷기 운동코스로 정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오게 됩니다. 남도 삼백리길이 순천 와온 해변에서 순천만 용산 전망대까지로 알고 왕복 걷기를 목표로 설렁~설어렁 걷기 시작한 남파랑길은 알고 보니 별량 화포까지 총 16km 거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시간상 별량 화포까지 완주하기는 힘드니, 용산 전망대에서 되돌아오기로 하고 남도 삼백리길 1코스 완주는 다음 주말 걷기 운동 코스로 넘깁니다. 바다내음 가득 품은 시원한 바람과 순천만 명물인 짱뚱어와 칠게, 농게랑도 인사 나누며 걸으니 일주일간 쌓인 스트레스가 싹~ 씻겨 사라지는 힐링에 시간이 됩니다.
출발하자마자 반가운 짱뚱어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어머어머~ 이건 찍어야 해~' 연발하며 오늘에 목적인 운동은 저만치 멀어집니다. 벌교가 고향인 저는 어린 시절 짱뚱어를 잡는다고 갯벌 위를 거의 매일이다시피 뛰어다녔습니다. 겨우 겨우 잡은 몇 마리를 팔아 과자와 바꿔 먹을 생각에 신이 난 마음은 참 짱뚱어가 아니라며 버림받는 갯 짱뚱어 갯수 만큼 시무룩해지다가 한 마리도 팔지 못하는 날이면 서럽게 폭풍 오열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그 시절이 절로 생각납니다.
밥 먹는 수컷 농게도 보입니다. 암컷과 달리 저렇게 한쪽만 엄청나게 큰 집게다리로 어떻게 균형을 잡고 걸어 다니는 건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모든 동물들에서 나타나는 번식 본능에 의한 수컷이 화려한 색을 띠는 건 농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동물에 왕인 인간은 남자가 더 화려하지 않은 건지 갑자기 궁금합니다. 답을 아는 이웃님들~ 댓글 부탁합니다~
수영을 하는 건지~ 걸음을 걷는 건지~ 애매합니다.
짱뚱어 구경, 칠게, 농게 구경을 실컷 하고,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니 순천만 갯벌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보입니다. 총 2층으로 이루어진 전망대 1층에는 간식을 먹으며 쉬어 갈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준비되어 있고, 2층에서는 탁 트인 갯벌을 바라보며 바다내음 듬뿍 품은 바람을 맞으며 쉴 수 있습니다.
걷다 보니 '가야 팜 스테이지' 라는 농장이 보입니다. 여러 꽃, 나무 등 식물들을 심어 두고 무료 개방된 농장입니다. 5월 대표 꽃인 장미꽃이 활짝 피어 있고, 조각상도 보이는 듯한데 사유지인지 국유지인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칠면초가 갯벌을 가득 메우고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 때가 이른 지라 붉은 빛이 덜 하지만, 늦여름 ~ 초가을이 되면 칠면초 꽃이 피어 붉게 물든 장관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어릴 적 칠면초를 해당화로 잘못 알고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해당화를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며 걷습니다. '해당화가 곱~~ 게 핀 바닷가에서~~~' 여기까지가 최선입니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제가 요즘 사랑에 푹~ 빠져 있는 달고나 커피로 당 충전합니다. 걷는 동안 커피와 설탕만 탄 텀블러를 쉐깃쉐깃~ 열심히 흔들어 달고나 크림을 완성해 우유에 얼음을 채운 텀블러에 부어 주면 집에서 마시는 달고나 커피보다 더더더 맛난 달고나 커피 완성입니다.
순천 용산 전망대가 0.4km 남았습니다. 폐점한 매점이 쓸쓸해 보입니다. 이 매점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때가 있었겠지요~
- 순천만 습지 ( 용산 전망대 ) 탐방객은 순천만 습지 입구 ( 매표소 )로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다 일단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힙업 운동에 좋은 스쿼트 명소 계단을 보고 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오르막길이 상당히 가팔라 숨이 차오를 때쯤 순천 용산 전망대에 다다릅니다.
용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순천만 습지에 S자 물길이 정말 정말 멋집니다. 거의 반평생을 순천에서 살면서도 사진으로, 영상으로만 접하다가 이렇게 직접 보고 사진을 찍는 게 처음이라 더 멋집니다. 내가 찍은 순천만 습지 사진이지만 전문 사진작가 못지않게 참 자알~~ 찍었습니다.
용산 전망대에서 그냥 돌아가기에는 순천만 습지 방향 쪽으로 나 있는 길이 너무 이뻐서 조금 더 진행해 봅니다.
역시 더 걷기로 한 내 선택은 탁월합니다. 아카시아 꽃향기와 솔잎향이 범벅이 된 아찔한 자연 향수에 몸도 마음도 깨끗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인공적인 향수나 진한 화장품 향을 싫어하는 저는 이런 자연이 주는 선물을 더욱더 사랑하고, 주말마다 공짜로 전신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 산을 찾습니다.
마지막 하이라트, 하늘이 제게 깜짝 선물로 비를 선물합니다. 순천 와온 해변 소공원을 1Km 앞두고 후드득 떨어지는 소나기에 '와~~ 비님이다~' 좋아하는 저를 보고 남의 편, 혀를 찹니다. 비가 오니 뛰어가자는 남의 편 말에 비는 맞으라고 내리는 거라는, 그리고 난 양반 태생이라 절대 뛰지 않는다는 농담 아닌 농담으로 일침합니다.
만 오천보를 거뜬히 넘겼으나, 배터리 방전으로 꺼져버린 핸드폰이 원망스럽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는 대인배인 저는 금방 떨쳐버리고 싶으나.. 잘 되지 않습니다. 다음 하루 만보 걷기 운동 포스팅은 순천 와온 해변에서 별량 화포까지 남도 삼백리길 1코스 완주로 돌아 옵니다. coming s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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