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이 좋아하는 이웃님들 계신가요~? 비 오는 걸 보는 것도, 비를 맞는 것도, 참~ 좋아하는 저는 늦은 아침을 먹고 뒹굴거리던 중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고 운동을 핑계 삼아 집 앞 동천을 찾습니다.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이 어찌나 이쁘고 고맙던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마주 반겨줍니다. 삶에 무게가 버거워 방황하던 시절 자주 비를 맞으며 기분전환을 꾀했던 때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라는 이름표가 붙여지고 나서는 점점 하지 못하게 된 비 맞고 걷는 내 취미 아닌 취미를 오랜만에 다시 시도합니다.
비 맞이는 저만 좋아하는 게 아니였습니다. 지난 3월 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벚꽃나무도 이제는 벚꽃 대신 나뭇잎이 무성해져 내리는 비를 반기고 있습니다. 이 비를 맞고 더욱더 푸르러질 나뭇잎들이 기대됩니다.
동천이 비에 젖어갑니다. 차분하게 내려앉은 동천 산책로를 걷으니 오롯이 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이런 무념무상에 시간을 통해 고민 중이던 문제에 답을 찾기도 하고, 풀지 못할 문제는 흘러 보내기도 합니다. 걷고 또 걸으며 동천도 저도.. 온 세상이 점점 젖어 갑니다.
비를 맞아 더 싱그럽고 예뻐지는 꽃들과 눈맞춤을 하며 저도 꽃들처럼 이 비를 맞고 머릿속 복잡한 고민들이 씻겨져 활짝 웃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지금쯤 빗속을 누비며 공을 차고 있을 남의 편은 내가 이렇게 비를 맞으며 걷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합니다. 안팎으로 온 식구가 참 잘하는 짓입니다. 남의 편 모르게 남의 편이 싫어하는 것을 하니, 공부 중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아빠 몰래 오락실에 놀러 나왔던 중학교 시절 생각이 납니다.ㅎㅎ
비 맞이를 나온 달팽이 친구를 만납니다. 느릿느릿 기어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응원합니다.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원하는 곳에 닿게 될 거라고.. 제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응원을 가만히 속삭입니다.
이렇게 두어시간을 걷어 오늘도 만보 인증합니다. 걷는 속도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40대 여자인 저는 만보를 걷는데 2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물론 오로지 걷는 데에만 집중하면 1시간 30분 정도로 줄어들겠지만 이렇게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이렇게 만보를 걷고 나면 약 300kcal가 소비되는 운동효과에 남의 편말처럼 갱년기 초기 증상인지 아닌지 모를 우울한 기분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략적인 연령별 기준이니 참고합니다. 걷는 시간은 1시간 ~ 1시간 30분정도가 적당하며, 본인이 생각하기에 조금 빠르다는 느낌이 나는 정도로 걷는 게 좋습니다. 물론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좀 더 걸어도 상관없으니 각자 컨디션에 따라 참고하여 운동합니다.
20대 : 5.4km
30대 : 5.1km
40대 : 4.8km
50대 : 4.5km
60대 : 4.2km
70대 : 3.6km
언젠가 이루게 될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는 맘으로 하루 만보걷기는 쭉~~ 이어집니다.
우중 만보걷기, 아직 경험 없는 이웃님들~~ 하지 않습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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