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서 전은 명절 음식이 아닙니다. 전 종류, 잡채를 유난히 좋아하는 남의 편 덕분에 자주 만들게 되는 집밥 메뉴 중 하나입니다. 며칠 전 친구네 집에 저녁식사를 초대받아 갔는데, 반찬중 산적을 본 남의 편이 혼자 순식간에 순삭 하더니, 또 없냐며 찾습니다. 한순간에 산적을 한 번도 안 해주는 마눌이 된듯한 민망함은 제 몫입니다. 원 없이 먹게 해 줄 테니 기대하라고 큰소리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식자재마트로 향합니다.
안 깐 쪽파가 한 단에 3,000원, 깐 쪽파는 반 판에 6,000원, 껍질을 까면 만나게 되는 말간 우윳빛 속살에 내 맘까지 깨끗해지는 듯 해 쪽파 까는 걸 좋아하는 저는 당연히 안 깐 쪽파 3,000원에 데려 옵니다.
뭐든지 대가가 따르는 법 조금 매운 건 참아야 합니다. 이 쪽파 한 단으로 쪽파 무침, 해물파전.. 해 먹고 싶은 게 많아 벌써 맘이 바빠 옵니다. 그럼 먼저 정성 듬뿍 담긴 꼬치전 만들어 봅니다.
< 재료 >
돼지고기 430g, 고사리 230g, 새송이버섯 3개, 쪽파, 당근, 맛살, 꼬지
돼지고기 양념장 - 진 간강 2큰술, 배 생강청 1큰술, 참기름 1큰술, 마늘 1큰술, 후추 약간
< 만드는 순서 >
① 먼저, 쪽파를 까 줍니다. 깐 쪽파로 하는 이웃님들은 당연하게 건너뜁니다.
벌써 쪽파에 하얀 속살을 영접할 생각에 두근두근 셀렘 반 기대 반입니다. 쪽파야, 내 맘도 깨끗하게 때를 벗겨주렴.
② 쪽파 껍질 까기가 끝나면, 돼지고기에 핏물을 제거합니다. 키친타월을 위, 아래로 깔고 꾹꾹 눌러 핏물을 제거합니다.
③ 핏물 제거한 돼지고기에 진간장 2큰술, 마늘 1큰술, 배 생강청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을 넣고 조물조물 주물어 숙성시켜 줍니다. 요리에 한 끗차이를 만드는 생강, 이렇게 배와 생강으로 청을 담아놓고, 고기 재울 때 볶음이나 조림 등에 넣어주면 참 좋습니다. 지금 같은 환절기철 건강관리를 위해 따뜻한 배 생강차로 타 마셔 줘도 아주 좋습니다.
만들어 놓으면 여러모로 쓸 때가 많으니 참고합니다.
더 맛있어져라~ 더 더 맛있어져라~ 마법 주문 잊지 않고 함께 합니다.
③ 고사리를 무쳐 줍니다. 간단하게 국간장 1/2큰술, 참기름 1/2큰술, 마늘 1/2큰술 넣고 조물조물 무쳐 재웁니다.
④ 새송이버섯, 다른 재료들과 비슷한 굵기로 맞춰 썰어 줍니다. 당근, 맛살도 같은 굵기로 썰어 줍니다.
⑤ 이제 쪽파와 당근을 데쳐 줍니다. 먼저, 끓는 물에 굵은소금 1큰술을 넣고, 쪽파에 흰머리 부분부터 익혀 줍니다.
살큼 익힌 후 쪽파 전체를 입수시켜 살짝만 굴려준 후, 바로 찬물에 입수시켜 식힌 후 채반에 건져 물기를 빼줍니다.
당근도 데쳐 줍니다. 너무 많이 익히지 않고, 살짝만 굴려 익혀 채반에 건져 물기를 빼며 식혀 줍니다. 찬물로 살짝궁 헹궈 줘도 좋습니다.
⑥ 새파랗게 잘 데쳐진 쪽파를 꼭 짜 국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⑦ 이렇게 모든 재료 꼬지에 꽂을 준비가 다 됩니다. 꼬치전 모양을 위해 꼬지 양끝에 단단한 새송이나 맛살이 오게 끼워 주고, 잘 부러지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당근은 색깔을 위해 가운데 1개만 끼웁니다.
정말 하얗게 불태웁니다. 총 꼬지 19개가 완성하며 하얗게 불태운 하루를 마무리하고, 부치는 과정은 다음 날로 패스합니다.
⑧ 이제 드디어 부칩니다. 꼬지에 1차 옷을 입힐 밀가루를 준비하고, 2차 옷인 계란을 소금 간 하고 풉니다.
돼지고기... 명절이 아닌 찾는 사람이 적은 비시즌이라 산적 감이 없어 이리저리 둘러보니 잡채용 돼지고기가 보여 데려 온 요 녀석 때문입니다. 제가 어제 하루를 하얗게 불태운 이유 말입니다.
산적 감이면 한 번에 끼울 것을 잡채용 돼지고기는 한 개, 두 개, 세 개.. 총 3번을 끼웁니다. 다행히 고생한 보람 있게 맛은 더 좋습니다. 두꺼운 산적 감보다 안 퍽퍽하고, 부드럽습니다.
꼬지에 1차 밀가루 옷을 입히고, 2차 계란물 옷을 곱게 입힙니다.
⑨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옷까지 입힌 꼬지를 올리니 곧 온 집안에 고소한 내음이 진동합니다.
지글지글~ 벌써 소리부터 맛납니다.
프라이팬에 올린 후 키가 너무 커 삐져나온 애들은 접어서 올려주고, 사이사이 계란물을 채워서 모양을 잡아 줍니다.
산적 꼬치전이 더 정갈해지고, 더 맛있어집니다.
한쪽 면이 노릇하게 잘 익으면 뒤집어 줍니다.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눈으로만 맛보며 계속 부칩니다. 거의 수행 수준입니다.
⑩ 완성된 꼬치전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맛나게 먹습니다.
이렇게 정성 들인 산적 맛나지 않기가 힘듭니다. 남의 편이 엄지 척하며 한 마디 합니다. 예전 엄마가 해 주던 맛이라고..
이틀에 걸친 수고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이틀에 걸쳐 부친 꼬치전 언니 집에 4장, 친구 집에 4장, 우리가 먹고 나니 꼴랑 4장 남습니다. 처음 계획은 몽땅 부쳐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 두고, 막걸리 생각나는 밤 꺼내 안주 삼는 것이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음식 나눠 먹으니 혼자 먹고 부른 배부름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마음에 풍족함을 느끼게 합니다. 다음에는 어떤 요리로 나눔을 해 행복을 나눌까 행복한 고민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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