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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딸기 정과 - 딸기 씻는 법

대학생 딸이 유튜버 달 방앗간님의 딸기 정과 동영상을 보내옵니다. 먹고 싶다는 뜻이지요.

마침 띵동~ 딸기 할인 판매 문자가 도착합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급식업체로 납품할 딸기의 처치곤란으로 힘들어하는  딸기농사 농민들을 위한 할인 판매입니다. 딸기 1kg을 6,000원에 사 옵니다. 2개를 사고 싶었으나, 처음 만드는 정과라서 꾸~욱 참습니다.

딸기에는 레몬의 2배, 사과의 10배 이상 비타민C가 많고,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피로 해소와 면역력 향상에 좋습니다.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딸기, 오래 보관이 힘든 게 단점입니다.

보관법 중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딸기잼, 저는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아 작년 딸기잼이 아직도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과의 단 맛은 차원이 다릅니다. 

옛 고전 속 심청이는 이 딸기 정과를 알고 있었다면 인당수 제물로 몸을 던질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 정과를 만들어 아버지 심봉사에게 드렸다면 바로 눈을 번쩍 뜰 그런 판타스틱한 맛입니다. 무슨 맛을 상상하든, 상상하는 맛 이상의 맛이니 맛 보기 전에 함부로 상상하지 않습니다.

딸 바보인 제가 딸한테 말합니다. " 딸~ 하루에 하나씩만 먹어. " 눈으로 보는 것도 아까우니 조금만 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딸이 사알짝 삐지며 하는 말 "흥!! 내가 좋아? 딸기 정과가 좋아?" 그런 딸을 보고자 부러 한 말입니다.

자타공인 딸 바보, 귀요미 딸을 위해 바로 만들기 들어갑니다.

 

쫀득 쫀득, 달콤 달콤


< 재료 >

 

딸기, 흰 설탕 

 

딸기 1KG


< 만드는 순서 >

 

① 혹시 모를 미세먼지와 잔류 농약 제거를 위해 식초 1 큰술을 놓고 5분 정도 담가 줍니다. 5분 후 흐르는 물에 딸기가 다치지 않게 살살~ 헹궈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뺍니다.

딸기 씻는 법
목욕 끝낸 딸기

② 딸기 꼭지를 자른 후 두께 ㅇ. 5cm ~ 1cm 정도로 썰어 줍니다. 건조 과정에서 크기가 1/2~1/3로 줄어들기 때문에 너무 얇지 않게 썰어 줍니다. 저는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을 좋아해 두툼하게 썰어 줍니다. 두툼하게 썰어 줄수록 건조시간이 길어지는 건 감안해야 합니다.

꼭지 제거

새~콤 달~콤 딸기 향기에 씻고, 다듬고, 써는 작업 내내 행복한 건 보너스입니다.

딸기 썰기

③ 흰 설탕을 듬~뿍 듬뿍 묻힙니다. 다른 설탕도 가능하고, 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저는 정과에 색감을 위해 흰 설탕을 사용합니다. 수분이 많은 딸기에 물을 빼 주기 위한 과정이므로 설탕을 듬뿍듬뿍 묻혀 주는게 포인트입니다.

 설탕 옷 입히기

겉으로 보기와 다르게 딸기 양들 성격이 매우 급합니다. 벌써 단 물을 사정없이 뱉어 내기 시작합니다. 딸기 향기가 점점 강해집니다. 집에 있는 소쿠리란 소쿠리를 모두 동원하며 달 방앗간님처럼 스텐 소쿠리 갖고 싶지만 꾸~욱 참습니다.

저는 소비를 할 때 고민에 고민을 걸쳐 꼭 필요한 것만 사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합니다.

딸기 물 빼는 중
딸기 물 빼는 중 2
하룻밤 자고 난 딸기

④ 하룻밤 자고 나니 딸기 크기가 쑤욱~ 줄어듭니다. 줄어든 크기에 아쉬워하는 저에게 딸기 양이 선물 두 가지를 줍니다. 온 집안을 가득 메운 딸기 향기와 더불어 달콤한 딸기 시럽을 선물합니다.

이 찐~~ 한 달콤한 향기 때문에 건조기에 건조하지 않고, 자연 건조를 한다는 달 방앗간님 말이 딱 맞습니다.

딸기 시럽
하룻밤 자고 난 딸기 2
딸기 시럽 2
딸기 시럽 3

요즘 직접 만들어 매일 먹고 있는 수제 그릭 요거트에 뿌려 먹으면, 둘이 먹다 서로 더 먹겠다고 싸울 맛입니다.

시판 시럽과는 비교 불가능한 이 딸기 시럽 때문 에라도 더 만들어야겠습니다.

딸기 시럽 4

⑤ 양이 훅 줄어든 딸기 정과를 한 소쿠리로 모아 줍니다.

딸기양들 합체
설탕 솔솔~

곰팡이 피는 걸 방지하고, 더 쫀득한 달콤함을 위해 설탕을 더 뿌려 줍니다.

다시 취침모드

아침에 일어나 인사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인사하고 매일매일 딸기 양과의 대화가 즐겁습니다.

외출 후에 돌아오면 달콤한 향기가 먼저 달려와 맞아줍니다.

매일, 또는 2일 간격으로 뒤집어 줍니다. 설탕 눈도 솔솔~ 뿌려 줍니다. 더 맛있어져라~ 더 쫀득해져라~ 마법 주문과 함께 합니다.

3일째
3일째 2
조심조심~ 뒤집어 주기
설탕눈이 내린다~

점점 더 쫀득쫀득~ 달콤해지는 거 보이시죠?

아까워 자투리 딸기로 딸에게 맛을 보입니다. 맛을 본 딸이 옆에서 성화입니다. 건조기로 빨리 말리면 되지 않는 냐고.

하지만, 이 달콤한 딸기 향이 도저히 포기가 안 됩니다. 이런 느림의 미학을 사랑합니다.

4일째
5일째
6일째
6일째 2
6일째 3

⑥ 8일째 되는 날입니다. 정과와 눈으로 인사하며, 내가 원하는 쫀득쫀득한 가장 맛있는 때를 찾습니다.

집게로 딸기 양 표면을 툭툭 쳐서 말림에 정도를 체크합니다. 드디어 완성입니다.

8일째
톡톡톡
두두려서
말름 정도
체크하기

⑦ 보관을 위해 완성된 딸기 정과에 마지막 설탕 옷을 입힙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걸 보니 부자가 된 듯 배부른 마음으로 딸기 양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딸기 양, 일주일 동안 덕분에 매우 행복했다우..

마지막 
설탕옷 장단
완성

완성한 딸기 정과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합니다.

아침식사

첫 도전 해 실패한 슈플레 팬케이크 (맛은 있습니다)와 수제 그릭 요거트, 그리고 딸기 정과로 건강한 아침 식사합니다.

무엇보다 그릭 요거트와는 환상 그 자체, 최고의 궁합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딸과의 오붓한 시간, 모든 일에는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느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