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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부추 보관법 - 한 달이상 싱싱하게 보관하기

봄이 오길 기다린 이유 중에 한 가지, 이 햇부추 때문입니다. 봄에 나는 부추는 인삼이나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아들은 안 주고 남편만 몰래 준다고 하는 자양강장제 중에 으뜸이라고 합니다. 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한테만 몽땅 먹일 계획입니다.
평소 수족냉증이 심해 같이 잠을 잘 때면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손, 발이 차가워서 엄마인 내 맘이 많이 아프고 걱정이 많습니다. 홍삼도 꾸준히 먹이고 나름 신경을 쓴다고 쓰는데 엄마에 정성이 모자란 건지 나아지는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학교 다니느라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고, 그나마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아 그런 듯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나온 부추를 처음 수확해 딸에게 먹일 수 있게 된 건 온 나라, 온 세계를 힘들게 하고 있는 코로나 19 덕분(?)입니다. 그래서 3월 30일로 미뤄진 개강때문에 10일 정도 내려와 있는 딸 몸보신시키는 게 내 생활에 중심인 요즘입니다. 외할아버지께 인사도 드릴 겸 딸이 좋아하고, 부드러워 아빠도 잘 드실듯해 코다리 조림을 포장해서 갔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추가 아빠와 함께 반갑게 맞아 줍니다.

 

부추 수확하는 아빠와 나

 

평소 매운걸 잘 드시지 못하는 아빠께 매콤한 코다리 조림이 자극적일 거 같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 참~ 맛나다~."를 연달아 말씀하시면서 맛나게 드시는 아빠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같이 들었습니다.

아빠에 식성보다 딸에 식성을 먼저 생각한 메뉴 선택에서 옛 어른들이 말씀하신 '내리사랑'이 생각난 까닭입니다.

곧 여든을 바라보시는 검버섯이 잔뜩 낀 손으로 딸과 손녀를 위해 손수 부추를 다듬어 주시는 아빠를 도우며, 더 자주 찾아 뵈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맛나게 부추전 부쳐먹으라시며 잔뜩 챙겨주신 부추.. 혼자 계신 아빠는 부추전을 드시긴 하신 건지 집에 돌아와 부추를 다듬는 내내 마음 한 켠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아빠가 손수 키워주신 귀한 햇부추, 한 가닥도 버릴 수 없으니 잘 보관해서 남김없이 먹어야 합니다. 그게 딸과 손녀 생각해 주신 아빠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 여깁니다. 

당일 바로 수확해온 부추라서 다듬는 내내 부추에 향긋한 향이 가득해 머릿속이 정화되는 기분은 덤입니다.

 


한 달도 끄떡없는 싱싱 부추 보관법입니다~

 

< 준비물 >

 

부추, 건조된 밀폐용기, 키친타월이나 신문지


< 만드는 순서 >

 

① 부추는 절대 씻지 않고, 섞여있는 터럭과 먼지만 잘 털어냅니다.

② 잘 말린 밀폐용기에 키친타월을 깔고 다듬은 부추를 올려준 후 다시 키친타월을 깔고, 다시 부추.. 반복해 켜켜이 쌓아 올립니다.

③ 냉장고에 보관 후 필요시 덜어서 사용합니다.

 

※ 저는 딸이 있는 동안 모두 소진할 계획이라 조금 많이씩 쌓아 올렸으니 참고합니다.

 

키친타올 깔고 부추 얹고~ 반복해주세요
두 달도 거뜬한 부추 보관법

참, 쉽고 간단하지만 한 달~ 두 달도 거뜬하게 보관 가능한 부추 보관법입입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절대 물에 씻지 않으며, 물이 생겨 무르지 않도록 부추 사이사이에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등을 깔아 주는 것입니다.

 

해풍과 봄햇살로 싱싱하게 자란 부추들~

 

시골 부추밭 사진입니다. 신기하게도 아무런 약도, 비료도 하지 않는데도 몇 년째 같은 자리에서 잘도 자라 주는 기특한 부추입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이 곳은 바닷가에 접한 시골마을로 해풍과 햇살을 가득 받고 자라 더 영양가 많은 부추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싱싱한 부추로 어떤 특별한 요리를 해먹을지 행복한 고민 중입니다. 이 부추를 모두 먹고 날 때쯤이면 내가 베어왔던 자리에 또 부추가 쑤욱~쑥 자라나 있겠지요~
그땐 아빠와 함께 아빠만을 위한 부추전을 해서 함께 맛나게 먹어야겠습니다. 눈에 선합니다.
"아, 차암~ 맛나다. 우리 딸이 해주니 최고로 맛나다." 하실 우리 아빠모습이요.